도인같은 생활을 했다.
조금은 노인같기도 하고.
6시쯤 일어나 조금 시간을 보내고 7시에 수영을 간다.
8시 15분에 샤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도시락을 싸고 학교에 간다.
학교 가는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하고. 급하지 않게 슬렁슬렁-
학교에 도착해 2교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도시락을 먹는다.
중앙도서관 지하의 편의점 테이블은 다섯 명의 여자아이들이 모여서 도시락을 먹기에 딱 좋다.
반찬은 김, 김치, 계란, 비엔나 소세지, 깻잎에 파김치까지 다양하다.
나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감사하게도 어머니께서 도시락을 싸주시는 덕분에 늘 반찬이 다양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중, 고등학교때였다면 놀림받을 수도 있었겠다, 내 도시락은.
왜, 노래에도 나왔던 것처럼. '왜 김치만 싸오냐고 놀려댔었어' 하고.
도시락을 먹고 수업을 듣고, 아주 가끔 간식을 먹는다.
수업이 끝나고 출출한 배를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수로 달래고 스터디 모임 혹은 미술사 수업을 듣는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서 과제를 하거나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
컴퓨터는 켜지 않는다.
아주 조용하고 느긋한, 게으른 생활이다.
온화하고 여유롭다.
..
그런데 이런 생활을 망쳐버리는 나쁜 시험과 과제.
진짜 시험까지 다 본다음에 그 주 일요일까지 레포트 두 개를 내라고 하는 교수님은 정말 최악이야.
이제 오늘이 4시간 남았다. 하나도 손 대지 않은 이 레포트를. 그냥 포기하고 재수강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된다.